1. 제주 해수욕장 '초록 띠'의 정체: 구멍갈파래
제주도 바닷가, 특히 동부 해수욕장에서 미역 또는 일반 파래처럼 보이는 초록색 덩어리가 대량으로 발견되곤 합니다. 이 해조류의 정식 명칭은 구멍갈파래입니다.
이 구멍갈파래는 해변에 밀려와 쌓이면서 악취를 유발하고 벌레를 꼬이게 하며 해수욕장 경관을 심각하게 해치는 '바다의 골칫덩이'로 취급됩니다.
1.1. 구멍갈파래, 왜 먹지 못하나요?
일반적으로 파래는 식용으로 쓰이지만, 구멍갈파래는 식용으로 활용되지 않습니다.
악취와 오염 우려: 해변에 쌓인 구멍갈파래는 이미 부패가 진행되었거나, 주변의 모래, 쓰레기 등 이물질과 섞여 있어 위생상 문제가 큽니다.
식감 및 질: 폭발적으로 증식된 구멍갈파래는 질기고 억세어 식재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낮습니다.
2. 구멍갈파래 대량 발생의 근본 원인: 오염과 부영양화
구멍갈파래가 특정 해역에서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현상은 자연적인 것 이상으로 인간 활동에 의한 환경 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. 바로 바닷물의 '부영양화(富營養化)' 때문입니다.
2.1. 발생 원인의 세 가지 축
과다한 영양염류 유입 (오염):
구멍갈파래는 질소(N)와 인(P)과 같은 영양염류를 매우 잘 흡수하고 빠르게 성장합니다.
이 영양염류는 주로 육상 광어 양식장에서 바다로 배출되는 물이나, 생활 하수 및 농경지 유출수 등을 통해 바다로 흘러 들어옵니다.
지형적 해수 정체:
구멍갈파래 문제가 특히 심각한 해수욕장(예: 신양해수욕장)은 바다가 육지 쪽으로 굽은 '만(灣)' 형태입니다.
여기에 인위적인 방파제가 건설되면서 바닷물의 흐름(조류)이 막혀 영양염류가 외해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해안에 오래 머물게 됩니다.
생태계 악순환:
대량 증식한 구멍갈파래가 썩으면서 고농도의 영양염을 다시 바닷물에 재유입시켜, 다음 번식기에 더욱 폭발적인 성장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.
2.2. 🌿 구멍갈파래의 천적은 왜 없나요?
구멍갈파래는 번식력이 워낙 강하고 다른 해조류의 영양분까지 빼앗아버리기 때문에, 대량 증식을 막을 수 있는 자연적인 천적은 현재까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. 근본적으로는 오염원을 줄이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.
3. 골칫덩이를 '친환경 자원'으로! 구멍갈파래 활용 방안
대량으로 발생하는 구멍갈파래는 수거 및 처리 비용이 막대하여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큰 골칫거리입니다.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이를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합니다.
현재 가장 큰 과제는 염분 제거 기술 확보와 해상에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원물을 대량으로 수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.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, 구멍갈파래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 아닌 제주도의 새로운 친환경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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